언제나 ‘외로운 스무 살’일 것만 같은 그.
이장혁. 처음 그의 노래를 들었던 때를 떠올려본다.
무엇인지도 모른 채ㆍ 싸늘한 얼음이 마음 깊은 곳까지 빠르게 스며들어왔다.
나른하게 풀어진 때로는 격하게 울리는 그의 목소리. 점점 젖어들 수록 수면 아래로
한 사람의 깊고 깊은 마음 속 이야기가 온전하게 깃들어있는 얼음의 역사ㆍ 가늠할 수 없는 빙산을 느꼈다.
이후에도 쓸쓸함이 밀려드는 밤마다 이장혁의 음반을 꺼내들었다.
나도 모르게 그 차가움에 중독된 것일까...
6월의 마지막 일요일ㆍ 즐거운 모임이 마련되었다. ‘이장혁의 카페투어’가 프린지의 앞마당에 온 것이다.
그러나 짙은 색으로 물든 하늘...우려한 대로 공연 직전에 비가 내렸다.
그래도 공연은 야외에서 진행되었다. 천막을 치고ㆍ 비닐을 씌우고ㆍ 우의를 입고ㆍ
우산을 펴는 작은 소란 속에서도 어쿠스틱기타를 어루만지는 이장혁의 표정에는 여유가 어려 있었다.
“펜타(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서는 이보다 더 하잖아요.” 과연ㆍ 뮤지션다운 말이다.

게스트 나비와 신재진의 노래로 주변은 금세 말랑말랑해졌다.
찌푸린 하늘도 잠시 풀어진 채ㆍ 노래에 귀 기울였다.
그들의 노래는ㆍ 이장혁과는 또 다른 맛이 났다.
달콤하면서도 씁쓸한 맛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적셔주었다.
이장혁의 라이브는 롤러코스터를 닮았다. ‘길냥이왈츠’로 약간은 몽롱하게 출발하여
너무도 구슬픈 노래들을 지나 1집의 노래들을 타고 급격히 내리꽂은 후ㆍ
우울한 색에 물든 ‘봄’으로 맺은 한 시간 동안 함께 식어버렸다.
그것이 이장혁 노래와의 ‘교감’이며 ‘위로’인 것이다.
공연 후반부에 참지 못한 빗물과 일부 동네주민들로 인해 불안함으로 얼룩지기도 했으나ㆍ
이장혁은 흔들림 없이 끝까지 노래 불렀다.
그의 노래는 너무도 차갑지만ㆍ 그것은 단순한 차가움이 아니다.
수줍은 듯 관객의 시선을 피해 조용조용 이야기하는 그였지만ㆍ
노래하는 순간에는 불타는 얼음ㆍ ‘하이드레이트’처럼 타올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