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경기장의 시작, 마을잔치의 현장에서
- '프린지 페차쿠차' 현장스케치
올해로 18년째를 맞는 민간독립예술축제 ‘서울프린지페스티벌2015’가 축제를 일주일 앞두고 관련 참여자들이 다함께 모이는 자리(‘프린지 페차쿠차’)를 마련했다. 축제 참여 아티스트, 인디스트(자원 활동가), 스태프들이 마을잔치에 모이듯 축제가 열리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 모여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올해 축제의 중요의제인 ‘공간’과 ‘커뮤니티’에 대한 이야기를 자유롭게 나누는 자리였다. 참여자들은 거대한 공공시설인 서울월드컵경기장을 다양한 예술 행위가 가능한 공간으로 변화시키는 작업과정을 나눔과 동시에 변방과 중심을 가리지 않는 예술가들의 자발적 축제 공동체가 가능한 새로운 공간으로서의 ‘예술경기장’의 현재와 미래를 이야기하며 긴 하루를 함께했다.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새로운 '공간'으로의 변화 가능성과 서로의 어깨를 겯고 빈 공간에서 시작된 '커뮤니티'를 고민하며 시작된 '프린지 페차쿠차'는 올해 축제 공간 디렉터인 '본드'가 직접 제작한 바퀴달린 나무평상에 약 150여명의 인원이 나란히 둘러 앉으며 시작되었다. '페차쿠차'는 일본어로 '재잘대는 잡담'이라는 뜻으로, 자신의 아이디어와 생각을 짧은 시간에 지루할 틈 없이 빠른 속도로 발표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프린지 페차쿠차'는 이를 차용해 팀 당 60초씩, 총 57팀이 쉬지 않고 자신들의 이야기와 작품 이야기, 공간에 대한 소회를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발표가 끝난 뒤에는 축제 사무국에서 준비한 저녁을 먹으며 지금껏 몰랐던 서로에 대해 조금 더 많이 이야기하고, 조금 더 많이 들여다보고, 조금 더 많이 듣는 시간들을 가졌다. 축제가 열릴 서울월드컵경기장의 공간이 예술을 매개로 해 만난 이 임시 공동체로 인해 조금 더 열리고, 조금 더 환해지는 시간이었다. 임시적 예술 공동체가 태어났다 상시적으로 흩어지고, 다시 모이고, 그로 인해 또 다른 공동체가 생겨나며 점점 서로의 어깨를 겯고 이어지는 이들의 마음이 늘어가는 현재의 과정은 공간 활용과 변화의 과정에서 꼭 필요한 과정이기도 하다. 이들의 마음이 늘어나고 확장되어 곧 더 많은 이들이 모르는 공간에서 예술 공동체의 꿈을 꿀 수 있길 바란다.
올해부터 ‘홍대 앞 대표 축제’라는 타이틀을 과감히 벗은 ‘서울프린지페스티벌2015’는 8월 1일부터 9일까지 총 9일간 축제 모든 일정을 서울월드컵경기장 안팎에서 소화한다. 총 57팀의 예술가그룹이 이곳에서의 새로운 도전과 과감한 시도를 함께할 관객들을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올해에만 약 1,000여명의 예술가가 결합해 텅 비어 있는 거대 공간에서 함께 축제를 만든다. 많은 이들이 왜 여기에서 움직이고, 걷고, 눕고, 쓰러지고, 춤추는지 궁금할 당신, 걸어와 함께해주길. ‘독립예술’의 자리와 목소리를 고민하는 이들이 자신들의 걸음에 귀 기울여주고, 함께 걸어줄 당신을 텅 빈 이곳에서 움직이고, 걷고, 눕고, 쓰러지고, 춤추며 오래도록 기다리고 있다.
글/이세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