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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박근혜 정부,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은 위헌 판결] 작성자 seoulfringe 작성일 2020-12-23
오늘(23일)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전원일치로 국가가 자행한 블랙리스트는 위헌임을 선고하였습니다. 
이 결과가 나오기까지 장장 4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가장 심각하고 해로운 방식으로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한 블랙리스트는 다시는 일어나지 않아야 할 대한민국의 치욕입니다.  

긴 시간동안 헌법소원을 진행하신 참여연대, 문화연대, 문화민주주의실천연대, 변호인단 그리고 많은 예술가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오늘의 위헌판결을 시작으로 현재 진행중인 민사소송 역시 빠른 판결이 나길 바랍니다. 

블랙리스트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블랙리스트 사건해결을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블랙리스트 사건이 잊혀지지 않도록 프린지의 방식으로 목소리를 내겠습니다. 
함께 힘을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논평]

헌법재판소의 블랙리스트 사건에 대한 위헌 결정에 부쳐
이제는 대통령과 국회가 블랙리스트 사건에 대한 공식 인정과 사과를 할 때다.

오늘 헌법재판소가 재판관 전원 일치로 블랙리스트 사태에 대한 위헌을 선고하였다.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이지만 이번 선고는 문화‧예술 표현의 자유의 역사에서 중요하고 의미 있는 결정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향후 이번 결정의 의미를 지속적으로 성찰하고 사회적으로 확산시켜 나가기 위해서 노력할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블랙리스트 사건에 대하여 ①국가가 개인의 정치적 견해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여 개인정보 자기 결정권을 침해한 사실, ②이같이 법적 근거 없이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특정인을 사업 지원에서 배제한 것은 헌법상 허용될 수 없는 공권력 행사라는 사실, ③특정 견해, 이념, 관점에 근거한 제한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제한 중에서도 가장 심각하고 해로운 제한이었다는 사실, ④헌법의 근본원리인 국민주권주의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반한다는 사실, ⑤자의적인 차별행위로 평등권을 침해하였다는 사실을 위헌으로 결정하였다.  

블랙리스트 사건에 대한 국가폭력 책임 인정은 대법원 판결, 헌법재판소 선고 등을 통해서  지속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제는 대통령과 국회가 블랙리스트 사건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사죄와 재발방지, 사회적 기억, 피해자 회복을 약속할 때다. 

우리는 무엇보다도 대통령과 국회의 책임 인정과 사과를 요구한다. 블랙리스트 사건에 대한 대통령의 책임 인정과 사과는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원회과 권고한 후속 조치 중 제1의 과제였다. 우리는 이번 헌법재판소 결정을 계기로 다시 한 번 문재인 대통령에게 블랙리스트 사건에 대한 국가의 공식 인정과 사과, 재발방지 및 사회적 기억, 피해자 회복에 대한 명확한 약속 이행을 요구한다. 

1. 대통령과 국회는 블랙리스트 사건이 청와대‧국가정보원‧문화체육관광부‧공공기관 등 대한민국 정부기관이 정치적 견해가 다른 문화예술인들을 사찰‧감시‧검열‧배제‧통제‧차별하였던 국가폭력이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해야 한다. 

2. 대통령과 국회는 블랙리스트 사건이 대한민국의 여러 국가기관이 조직적으로 연루된 사건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해야 한다. 또한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해 역사적으로 기억되고 성찰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며, 피해자들에 대한 적극적인 회복 조치를 이행하겠다고 약속해야 한다. 

3. 대통령과 국회는 블랙리스트 사건이 과거 정부의 잘못이 아니라 대한민국 정부를 계승한 자기 책임이라는 사실을 자각하고 있으며 현재 정부가 여전히 다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사건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이에 대해 깊은 책임의식을 느낀다고 밝혀야 한다. 

4. 대통령과 국회는 공무원 조직 전체가 블랙리스트 사건을 잊지 않고 유사한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약속해야 하며, 이를 위한 적극적으로 재발 방지 제도 개선을 추진해야 한다.  

5. 대통령과 국회는 블랙리스트 사건이 김기춘 등에 대한 형사처벌로 회복될 수 없는 중대한 국가 범죄행위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이에 대한 책임의식을 느낀다고 밝혀야 한다. 

6. 대통령과 국회는 블랙리스트 사건이 현재까지 피해가 계속되는 사건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해야 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예술지원기관과 예술현장의 파괴된 신뢰가 회복되지 못하고 있으며,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국가배상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피해자들이 존재한다. 직장을 잃은 공공기관 직원이 있으며, 트라우마로 인한 상처로 아직 예술현장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예술가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한 사실을 기억하고 책임의식을 느낀다고 말해야 한다.  

7. 대통령과 국회는 블랙리스트 사건의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부당한 지시를 거부하지 못하는 수직적인 관료 조직 시스템과 조직문화를 개선해야 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이러한 행정 시스템과 조직문화를 개선하기 위해서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약속해야 한다. 

8. 대통령과 국회는 블랙리스트 사건이 예술가와 예술작품을 존중하지 않는 예술행정 조직 문화로부터 비롯되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예술가와 예술작품의 가치를 존중하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약속을 해야 한다. 

9. 대통령과 국회는 예술행정가들이 부당한 지시를 거부하지 못하는 불쌍한 공무원이 아니라 예술가와 향유자를 매개하는 사람이라는 사회적 역할을 자각할 수 있도록 관료주의 문화를 개혁하고 자율적인 문화행정의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우리는 다시 한 번 헌법재판소 선고에 대한 대통령과 국회의 책임 있는 후속조치를 촉구한다.
블랙리스트 사태는 결코 끝나지 않았다.   

2020. 12. 23.
문화민주주의실천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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