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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프린지가 만난 공간] (2) 이글루 망원 작성자 seoulfringe 작성일 2014-02-25

 이글루 오픈 초대장에 쓴 문구가 있어요. "co-work/play/imagine" 일하고, 놀고, 상상한다는 것은 참 좋은 순환구조라고 생각해요.

상상하다 보면 일감이 생겨나고 그럼 같이 일하고, 또 같이 밥 먹고 놀고 그러면서 상상하고.   



[프린지가 만난 공간] (2) 이글루 망원

 

   


2014년 2월 24일, 참석: 나인, 모로, 물비, 기록: 물비 

  

 

Q. 이글루는 언제 누가 어떻게 왜 시작한 공간인가요?

 

 공간의 시작은, 그 얘기를 하려면 오늘공작소 이야기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오늘공작소는 로컬 플랫폼, 즉 철저하게 지역에 기반을 둔 형태의 인큐베이팅형 공간을 지향하고 있어요. 그리고 다목적성 연대이길 바라고요. 저희 스스로는 느슨한 연대라는 표현을 잘 씁니다. 저희가 작년에 했던 활동을 보면 강연회, 지역사업, 시장컨설팅 등 다양해요. 저희 멤버들이 각자 활동을 많이 하기 때문이죠. 각자 살아온 결대로 방향을 잡고, 그 틀 안에서 움직여요.

 

 저희가 불광동과 연남동을 기점으로 해서 활동을 하고 있는데, 실질적인 주 관심사는 망원동, 이 지역이거든요. 그러다 보니 주민들을 만나기도 불편하고, 주민들과 만날 수 있는 공간도 없더라고요. 그래서 우리가 사무실을 얻어서 다른 걸 뭔가 좀 해봐야겠다 하던 중에 서울시마을공동체 지원센터에서 공간 지원 사업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거기에 지원해서 상당히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물론 공간의 임대료라든지 보증금, 그리고 기타 비용 같은 경우는 전부 다 저희가 자부담으로 하는 건데, 그래도 서울시마을공동체 지원센터가 없었다면 공간의 오픈은 많이 늦어졌을 겁니다. 그렇게 오늘공작소와 지역에 기점을 두고 있는 청년과 어르신들이 공동발의를 해서 지역민들을 위한 마을 사랑방을 만들어보자 해서 만든 공간이죠. 그 얘기가 가장 처음 말이 나온 것이 작년 7월이었고요, 9월부터 실질적으로 진행해서 여기까지 왔어요.

 

 지역에 주민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려고 했던 이유는 간단합니다. 돈을 안 내고서 갈 수 있는 곳은 아예 없거니와, 돈을 적게 내고 갈 수 있는 곳도 없더라고요. 사람 다섯 명만 모여도 커피값이 만만치 않은 것이 현실이에요. 시간의 제약도 무시할 수 없고요. 홍대 인근의 어수선한 공간의 특질이 저희와 맞지 않는 것도 큰 이유입니다.

 

 이 공간을 만들며 생각한 것은 크게 세 가지에요. 하나가 사람들이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동 부엌이 있어야겠다. 그다음에 세미나와 워크숍을 할 수 있는 큰 공간이 하나 있어야겠다. 마지막으로 여러 사람이 작업실로 쓸 수 있는 책상을 놓을 수 있는 사무 공간이 있어야겠다. 거기에 부가적으로 기타 등등이 붙게 되어서 여기까지 온 것이에요.

 

 

 

  

Q. 오늘공작소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오늘공작소에 대해 알려주세요.

 

 제일 처음 모이게 된 이야기를 드려야겠어요. 오늘공작소는 저와 신지예씨가 주도적으로 만든 단체입니다. 저 같은 경우는 테크라이터 일을 9년 넘게 했습니다. 신지예씨는 하자 작업장 학교부터 해서 줄곧 영등포 하자센터를 기반으로 활동했고요. ‘이야기꾼의 책공연’이라는 사회적 기업에서 4년 정도 근무했었죠.

 

 지역 문화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것이 공유점이 돼서 시작했고, 그 후 서로가 아는 사람들이 결합을 했어요. 처음에는 공부 모임이었습니다. 저희 공간에 보시면 책들이 많아요. 저희는 지금도 함께 하는 학습활동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자본주의 이후에 대한 공부 등을 하면서 일본의 후지무라 선생님이 3만엔 비즈니스라는 책을 알게 됐습니다. 운이 좋게도 얼마 후에 하자센터에서 후지무라 선생님의 강연을 접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강연을 듣고 직접 만나서 얘기를 하다 보니, 이게 정말 대안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희가 가지고 있었던 많은 고민을 풀 수 있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방법을 찾은 거죠. 그건 바로 자급적 생산력이었어요. 우리는 대부분 화폐를 벌어서 무엇을 구입할 생각만 하지, 직접 뭔가를 만들 생각은 안 하잖아요. 그게 문제였던 거예요. 화폐는 이미 유통경로를 장악하고 있는 사람이 있으니 벌기가 참 어려워요. 이런 상황에서 소위 탈자본주의를 하겠다고 하려면 유일한 방책은 자급적 생산성을 가진 사람들의 연대뿐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 첫 시작이 오늘공작소인 셈입니다.

 

 

Q. 오늘공작소는 어떤 뜻으로 만든 이름인가요?

 

 오늘공작소는 영어로 ‘Today maker‘입니다. 사람은 과거에 살 수도 없고 미래에 살 수도 없는 존재입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과거에 발목 잡혀 있고, 미래에 주눅이 들어 있어요. 오늘 공작소는 바로 지금 오늘을 위해서 무언가 만들고 바꿔보자는 뜻이 있습니다.

 

 

Q. 오늘공작소를 함께하는 사람들은 누가 있나요? 그 사람들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오늘공작소는 멤버라는 표현 대신에 친구라는 말을 좋아해요. 딱히 저희가 사람들을 만날 때 제한을 두거나 폐쇄적인 구조로 되어 있진 않아요. 느슨한 그룹이죠.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사업을 일정하게 진행할 사람들은 필요하겠죠. 그렇게 상주하면서 사업을 꾸려나가는 사람은 6명이에요. 그 외에 각 지역에 있는 친구들이 여러 프로젝트에 따라 연대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새로 참여할 친구 2명은 2013년 서울 청년혁신활동가 활동을 했던 사람들인데요. 작년 한 해 저희가 하는 활동을 보고 관심을 가지다가 참여 의사를 보여서 이번 공간 오픈부터 함께하고 있습니다.

 

 

Q. 어떤 활동을 하는 단체인가요?

 

 저희 활동은 크게 두 가지에요. 하나는 교육이고요, 하나는 창직이에요.

 

 교육은 내부적인 자기학습 겸 저희와 같이 활동할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방식으로 택한 것이에요. 작년에 청년아카데미 ‘십이야‘라는 교육을 진행했는데, 이 교육은 동시대에 가장 자기 주도적인 지적활동을 하시는 12분을 모시고 한 강연이에요. 저희는 이 강연을 통해서 ‘이렇게 살아도 다 잘 산다’를 전달하고 싶었어요. 수십 년을 자기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도 잘 늙어 갈 수 있다. 그러니 걱정하지 말고 오늘을 살자는 생각을 공유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또 다른 하나는 기술교육이에요. 뒤에 보시면 카고바이크가 있는데, 이 카고바이크를 직접 만들 수 있는 교육을 했어요. 재미있는 게, 기술을 하나 배운다는 것이 참 삶을 많이 바꿔요. 용접을 배웠더니 이십몇 년을 탄 지하철 봉을 처음 만져보게 되더라고요. 용접 부위를 만져보면서 용접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런 식으로 생각이 바뀌는 거에요. 예전 같으면 어떤 것이 필요할 때, "어디서 싸게 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먼저 했는데, 지금은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라는 사고의 전환이 생기더라고요. 제가 앞서 말한 자기 주도의 생산성이 이런 것이죠.

 

 두 번째는 창직이에요. 기본적으로 화폐를 버는 방식에 대한 다른 형식의 고민이 필요하다 생각했어요. 저희는 그것이 마을에서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을 하다, 카고바이크를 통한 유통 같은 것을 생각해낸 것이죠. 지역 사업과 연계해서 이유식, 요리, 근거리 배송 등 다양한 창직을 생각해 볼 수 있어요. 여기서 중요한 건 우리가 조언은 해주지만 직업을 만들지는 않는다는 것이에요. 자칫하다 보면 청년들을 고용해서 일을 시키는 직업소개소 같은 것으로 변질할 수 있거든요. 저희가 생각하는 창직은 그런 것이에요. 청년이 스스로 삶 속에서 자기가 좋아하는, 할 수 있는 일을 직업으로 연결하는 작업을 저희가 돕는 거죠. 그러기 위해서 교육을 하는 것이고요. 교육과 창직은 서로 맞물려 돌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Q. 오늘공작소에서 지향하는 가치를 이글루가 어떻게 녹여내고 있나요?

 

 저희가 다른 단체와 조금 다른 점은. 우리가 무언가 만들려고 하지 않아요. 주변에, 특히 마포 같은 경우는 이미 무언가 하고 있는 분들이 많아요. 그래서 그런 분들을 찾아뵙고,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부분들을 다 연계를 해서 그분들과 협업을 해요. 오늘공작소 내부 멤버라는 의미는 좀 더 일을 많이 하고, 좀 더 주도적으로 사람들을 네트워킹하고 있다 그 정도 차이가 있을 뿐이지, 협업하는 모든 사람을 오늘공작소 친구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 공간도 우리 공간이라 생각하지 않아요. 물론 우리가 주도적으로 관리는 하지만 우리만의 공간이라 생각하는 순간 일이 되어버리니까요. 이 공간을 관리한다는 의미는 이 공간이 형성된 목적에 맞게 가꿔나가겠다는 것이죠. 일종의 공간 코디네이터 같은 것입니다.

 

 

 

 

 

 

Q. 공간의 특성이 있나요? 무엇을 하기에 적합한 공간인가요? 왜 그런가요? 

 

 여기는 24시간 세미나가 가능해요. 이 공간이 재미있는 게, 바닥이 온돌이거든요. 세미나나 워크숍을 할 때 시간 제약을 많이 받잖아요. 그래서 마지막에 급하게 마무리하는 분위기가 되더라고요. 그런데 이글루에서는 금요일 밤, 토요일 밤 일주일에 두 타임 정도는 시간 제약 없이, 세미나 하고 식사도 한 다음에 잠도 잘 수 있어요. 샤워실까지 있으니 밤을 새워 세미나를 하고 샤워하고 나갈 수도 있어요. 여유 있게 쓰시려면 50명까지는 여유 있게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대관도 운영할 생각이에요. 운영방식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고, 지금은 내부 시스템에 대한 조언을 받고 있어요. 그 결과에 따라 운영 방식을 홈페이지 등에 공개할 생각이에요.

 

 이 공간을 가장 잘 쓰는 방법은 일정금액을 내고 입주를 하는 것이에요. 입주자는 이글루가 가지고 있는 기자재들을 공유 받을 수 있어요. 또 여기에서 열리는 강연회는 무료로 참석할 기회도 제공되고요. 그 외에 저희가 구축하고 있는 네트워크의 도움을 받을 다양한 기회도 같이 모색할 수 있는 시간도 가지려고 합니다. 집에서 1인 창업을 시도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현실적으로 집에서 일하시는 데에는 한계가 많아요. 여타 비용을 생각하면 돈이 적게 드는 것도 결코 아니고요. 또 혼자 일하려는 게 아니라 같이, 네트워크를 통해 뭔가를 해보려고 하는 분들도 계시는데요, 이런 분들에게 이글루는 최적의 공간이라 생각해요. 저희는 이 공간을 만들면서 청년들이 어떤 일을 시작할 때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러다 보니 일을 만드는 과정에 어떤 리스크들이 있을까를 많이 연구했죠. 돈의 문제가 가장 크더군요. 작은 사무실 하나만 만들려고 해도 발생하는 비용이 대단하거든요. 그 부분 하나만이라도 저희가 도움을 주고 싶었어요. 아직은 70 정도의 대답만 내놓았다고 생각합니다. 100 가 채워지는 날은 오지 않을 것 같은데, 계속 필요에 따라서 형식들이 바뀌고, 필요한 것들을 채워 넣으려고 합니다. 기대하지 않았던 일이 일어나는 곳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네요.

  

 

Q. 지금 공간에서 진행 혹은 진행 계획 중인 일이 있다면 알고 싶습니다.

 

 본격적 오픈은 3월 중순이 지나야 가능할 것 같아요.

 여러 프로그램을 준비해 놓고 있는데, 내부 조율 중입니다. 그 가운데 작은 자체 행사를 하나 말씀드리면 지역에 다양하게 사는 여러 사람과 같이 밥 먹는 모임을 열려고 합니다. 특히 어르신과 청년들을 한자리에 모이게 하고 싶어요. 유튜브에 보면 영상자료원에서 올려놓은 한국 고전 영화들이 있어요. 어르신들이 젊은 시절에 보던 영화들이죠. 저희는 핸드폰이나 컴퓨터로 간단하게 접속할 수 있는 것이 유튜브인데 어른들은 그렇지 않죠. 같이 밥 먹으면서 서로 재밌는 시간을 만들고 싶어요. 마을은 다양한 사람들이 서로 다양하게 인식하는 과정을 통해서 만들어지는 것이라 생각해요. 그냥 같은 지역에 산다고 마을이 되진 않거든요.

 

 이외에도 여러 층위의 사람들이 다양한 형태로 만나서 교류할 기회를 만드는 프로그램을 더 많이 기획 중입니다. 그리고 아직 확실한 것은 아닌데 이글루가 아닌 다른 공간에 공방을 하나 계획하고 있어요. 목공과 용접, 절삭 등이 가능한 공간을 준비 중이에요.

 

  

 

  

Q. 공간 이름이 왜 이글루인가요?

 

 이글루에 사는 이누이트 족은 모든 것을 공유해요. 공유하지 않으면, 즉 친구가 없으면 그 얼음벌판에서 살아남을 수 없거든요. 공유하는 것이 좋은 것이기 때문에 공유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 공유해야 하는 시점이 온 것 같아요. 공유 네트워크 안으로 들어가면 자신을 희생하지 않고도 살아갈 수 있어요. 석유문명의 종말기잖아요. 후쿠시마 원전사고처럼 현실적으로 우리를 위협하는 일들이 너무나도 많고요. 생존이 현실에서 시급해진 시대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방법은 공유라고 판단됩니다. ‘이글루‘ 라는 이름은 그런 마음을 가진 많은 사람이 모였으면 하는 마음으로 지은 이름입니다.

 

 

Q. 혹시 롤모델이 되는 공간이 있나요?

 

 영국에 있는 ‘더 허브’라는 co-working 공간이 저희가 이 공간을 열 때 많은 도움이 됐어요. 작업자들의 기능성이 굉장히 강조된 공간입니다. 모든 요소에서 일하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와 고민을 느낄 수 있었죠. 저희가 이글루에 잠잘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 것도 허브를 방문하고서 얻은 결과입니다.

 

 

 

                               └ 오늘 공작소의 나인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해주세요.

 

 이글루 오픈 초대장에 쓴 문구가 있어요. "co-work/play/imagine" 일하고, 놀고, 상상한다는 것은 참 좋은 순환구조라고 생각해요. 상상하다 보면 일감이 생겨나고 그럼 같이 일하고, 또 같이 밥 먹고 놀고 그러면서 상상하고. 혼자서 무언가를 해보려고 하는 사람들, 함께 할 사람이 필요한 데 어디서 구하지 고민하는 사람들, 내가 가진 것을 다 털어서라도 이 일을 해보고 싶은데 가진 게 적은 사람들이 이글루에서 함께 일하고, 놀고, 상상했으면 좋겠어요.

 

 이글루 한 쪽 벽에 지역 네트워크를 공유하고 소개하는 일감 복덕방을 만들 거에요. 어떤 사람이 일에 대해 상상하는 것을 적으면, 그것을 원하는 사람들이 각자 그 밑에 글을 쓰고 붙는 식으로 자꾸 엮어지다 보면 마을 살이가 행복해질 거예요. 누가 만들어 놓은 곳에 들어가서 일해주고 돈 받는 사람이 아니라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해요. 회사가 꼭 좋은 일을 주는 곳은 아니에요. 꼬박꼬박 돈을 준다는 것을 메리트로 할 뿐. 내 커리어를 쌓을 것인가, 일자리를 찾을 것인가라는 고민이 필요하다 생각해요. 커리어는 시간이 지날수록 쌓여요. 평생 할 수 있는 일을 만들면 커리어를 쌓을 수 있고 원하는 만큼 일할 수 있어요. 이글루가 이런 생산적인 고민을 하는 공간이 되었으면 해요.

 

 

 

오늘공작소 공식 홈페이지 : http://todaymaker.com/

오늘공작소 페이스북 : https://www.facebook.com/todayma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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