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지모금컨설팅보고1]
누가 프린지에 자금을 댈 것인가?
-(주)도움과 나눔과 함께하는 기부금모집전략 컨설팅 첫 번째 보고서
‘젊다면 프린지에 후원하세요’
내 명함에는 이런 문구가 쓰여져 있다. 내미는 명함을 유심히 들여다보는 이들은 프린지도 후원하는 데냐고 물음을 던진다.
문화예술단체가 기부를 받지 못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장애요소가 있다.
우선은ㆍ 과연 이 단체가 후원을 받을 수 있는 단체인가? 안에서도 밖에서도 그 조직의 정체성이 모호하다는 것ㆍ
기부를 받고자 하는 문화예술단체들이 대부분 모금활동을 필요악이라고 어쩔 수 없게 혹은 꽤 불편하게 여기곤 한다.
또한 모금활동도 전략이 필요하고 주요한 과업으로 집중되어야하는 영역이건만ㆍ 모금전략에 투여할 초기자본과 전문인력이 없다.
문화예술활동의 목적이 수익창출이 될 수는 없다. 인간의 삶을 건강하고 풍요롭게 하는데 그 활동이 온전히 기울어져야한다. 그러한 문화예술의 본질 때문에 관련활동을 하는 주체들은 늘 가난하다.
누가 문화예술활동에 자금을 댈 것인가? 왜 그러해야할 것인가? 어떻게 할 수 있는가?
프린지가 이 막막한 질문에 답을 구하는 활동을 시작한다. 예술경영지원센터의 <문화예술단체 기부금모집전략 컨설팅 지원사업>을 통해 (주)도움과 나눔과 함께 장장 8개월 동안 프린지의 모금활동의 초석을 다지고자 한다.
지난 20일에는 그 첫 시작으로 프린지마루에서 프린지 식구들ㆍ 예경ㆍ 도움과나눔이 함께 모여 전체 모금워크숍을 열었다. 도움과나눔의 최영우 대표는 이 날 강의에서 문화예술단체가 모금활동을 펼치기 어려운 장애요소를 짚어주고ㆍ 앞으로 프린지가 모금활동을 보다 적극적으로 해나가기 위한 주요한 미션을 제시했다. 이 미션을 바탕으로 도움과나눔에서는 프린지에 어떤 모금전략이 필요하고 어떤 교육ㆍ 어떤 멘토링이 필요한 지 설계해 제시해주게 된다.
“제가 공군방위였는데요ㆍ 공군이라고 모두 비행기를 모는 게 아니더라구요. 비행기를 만들고 정비하는 일은 물론ㆍ 활주로에 붙은 비행기 바퀴 잔해를 긁어내고ㆍ 공포탄을 쏘아 새들을 내쫗는 일... 파일럿 한 명이 비행기를 몰고 나가는 데에 2000 명이 넘는 사람들의 노고가 들어갑니다. 우리에게 예술가가 귀중한 것은ㆍ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애정을 통해 표현되는 하나의 정수이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리고 그 한 사람의 예술가가 다시 사람들에게 전하는 많은 메시지들을 생각해보세요. 우리에게는 이미 모금을 할 수 밖에 없는 충분히 정당한 이유가 있어요. 이런 과정 역시 예술활동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연차 차이가 많이 나는 프린지 식구들에게 최영우 대표의 강의가 어떤 색깔과 크기로 다가갔을 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ㆍ 더욱 공공성을 갖추고ㆍ 함께 만들어가는 구조로 바꿔가려는 프린지의 행보가 결코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하는 자리였던 것은 확실하다.
휴스턴의 큰 미술관에 후원안내서에는 미술관에 후원해달라는 구구절절한 호소문이 아니라 “예술은 동시대 사람들에게 삶의 본질을 지향하게 만드는 힘을 갖고 있다.”는 한마디가 적혀있다. 우리가 하는 일의 가치를 다시 한번 들여다보고ㆍ 여기에 함께할 사람들을 찾아가는 일ㆍ 프린지 뿐 아니라 모든 문화예술단체의 소중한 미션이 아닐까?
2010년 5월26일
송추향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