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반갑습니다. 공간 이름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이이제이 생활역사협동조합 복합문화공간 安家(안가)' 인 데요, 협동조합은 자주 들어보고, 생활협동조합도 종종 들어보았는데, 여기에 역사가 붙은 건 처음 본 것 같아서 특이합니다. 또, 安家(안가)가 ‘편안할 안‘에 ‘집 가’인데 이런 이름은 어떻게 붙이게 되셨나요?
안가라는 이름은 사실은 저희가 어떤 이름을 할까 공모를 많이 했었는데 집현전, 산채 등 많이 나왔었어요. 그중에 안가로 이름을 정하게 된 이유는, 안가가 첫 번째로 즐기는 공간, 편안한 공간, 그리고 안전한 공간이라는 의미가 있고, 두 번째로는 안전가옥의 줄임말이에요. 예전에 정보기관 같은 곳에서 어떤 것을 하기 위해서 집을 준비하기도 하는데, 이를 안전가옥이라고 표현해요. 이를 줄여서 안가라고 하기도 하고요. ‘안가’라는 단어가 팟캐스트 방송에 몇 번 나왔어요. (이후 팟캐스트 방송에 대한 설명이 언급됩니다.) 안가라는 공간이 사람들이 비밀리에 모여 있는 공간이라는 의미도 있어요. 그래서 우리도 모여서 이야기해 볼까 하는 거죠. 방송을 듣는 사람은 이게 무슨 의미인지 서로 알 수 있는 약간 암호 같은 느낌도 있고 재미를 위한 것도 있어요.
그리고 역사를 바로 알고 알리는 것이 미래를 지키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역사라는 단어를 굳이 넣게 된 거죠. 이름이 길기는 하지만 ‘이이제이를 중심으로 생활 속에서 역사를 통해 만나보는 여러 사람이 만나는 모임‘ 이것이 저희의 가장 큰 정체성이에요. 역사가 들어있는. 단순히 역사가 옛날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만드는 것도 역사라는 걸 잊고 사는 것에 대해서도 같이 생각해 볼 수 있고 표현되는 공간으로 준비하기로 했어요.
끝에 ‘복합문화공간’을 붙인 이유는, 이 공간에서 방송을 위한 녹음을 하잖아요. 그래서 한쪽에 녹음실이 있고요. 이 녹음실 앞쪽에 작은 무대가 있는 게, 저희는 단순히 우리 공연뿐만이 아니라, 근처에 많은 음악가들의 작은 공연도 생각하고 무대를 준비했어요. 작은 무대이지만 조명도 달 수 있고, 음향 시설도 준비되어 있어요. 그래서 이 공간에서 특강도 하고 여기서 만나서 영화 보기부터 책도 보고요. 안가는 역사를 주제로 다양한 실험을 하는 공간이지만, 이외에 여러 가지 영상, 음악, 책과 같은 다양한 방법을 통해 문화에 대해 서로 공감하는 공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저희가 ‘팟캐스트 조합이세요?’라는 질문을 많이 받아요. 그게 메인이다 보니. 근데 사실 제 주변에도 팟캐스트 자체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요. ‘나꼼수’라는 이름은 들어는 봤지만, 방송을 직접 들어본 적은 없다고 하고. 팟캐스트가 그렇게까지 대중적이지는 않다는 거죠. 제 주변 분들에게 확인을 해봐도 많이 듣지는 않아요. 그래서 팟캐스트에 대한 설명부터 시작하죠. 다양한 주제와 내용을 가지고 자유롭게 떠드는 사람들이 있고 그 이야기를 방송하는데, 그게 팟캐스트라고 덧붙여 설명해야 해요. 그리고 ‘안가’는 팟캐스트를 통해 사람들이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그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이 모이고 지지해주면서 발전해 나가는 공간이라고 설명을 해요. 왜냐면 그 방송이 지속하기 위해서는 안전한 녹음 공간이 필요하고, 이를 지원해주는 곳이 필요하니까요. 낮에는 차 마시고 밤에는 술 마시고 기본적으로는 그렇지만, 여기서 할 수 있는 게 차 마시고 술 마시는 게 전부는 아니고, 공연을 올리고 싶으면 올리고, 이야기하고 싶으면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인 거죠. 오늘 처음 만난 사이지만 모두 이 공간을 찾아왔다는 것만으로 서로 되게 친하게 느끼는 공간이에요. 다들 여기를 안다는 것만으로도,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서로 합석도 참 잘하세요. 술 한 잔하시면서 친구가 되시는지. 사실 요즘은 그런 공간이 별로 없거든요. 결국은 사람을 만나는 공간이니 편히 와주시라고 이야기를 해요. 오셔서 방송도 보시고, 여러 가지 이야기도 하실 수 있고, 프로그램들이 있을 때는 문화적인 체험도 할 수 있는 앞으로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라고 모르는 분들에게 설명할 수 있을 거 같아요.
Q. 공간 운영 방식을 협동조합으로 택하셨어요. ‘이이제이 생활역사협동조합’ 온라인 카페에서 협동조합을 제안하는 글을 읽어봤습니다. 역사에 관한 영상을 만드시려는 시도에서 출발하셨다가, 이런저런 어려움과 고민 끝에 협동조합이라는 방식을 택하셨다 읽었는데요. 공간을 여시게 된 계기와 처음 시작했을 때의 얘기를 듣고 싶습니다.
저희는 역사를 주제로 이야기하는 팟캐스트 ‘이이제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에 의해 모이기 시작했고, 그래서 이 방송이 지금 사회에서 어떻게 하면 안정적으로 방송할 수 있을지를 찾아보았어요. 방송하는 데 중요한 건 녹음을 할 수 있는 공간이에요. 그래서 녹음을 위한 공간을 만들까 하다가, 녹음만 할 수 있는 공간보다는 사람들이 와서 직접 만나고 이야기하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 또 사실 협동조합이 붐이기도 했었죠. 사람들이 누가 돈을 많이 투자하고 이런 거보다는, 얼마를 출자하든지 간에 모두 1인 1표를 가지는 협동조합 형태가 좋을 것 같았어요. 말하자면, 스튜디오만 할까 하다가 모두 술을 좋아하기도 해서 술도 팔고 차도 팔기로 한 거죠.
영상에 대한 부분은, 저희가 방송을 여러 가지 영상을 접목해서 하고 싶었던 거예요. 소리만 나가다 보니깐 비디오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기존에 있는 자료를 재구성해서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영상 자료를 보내주곤 했어요. 현재 사무국장인 저는 그 작업을 같이 하다가, 여기서 조합 일까지 하고 있거든요. 자료 찾고 자막 만드는 일을 하다 여기까지 와있어요. 사실 오디오로 듣는 거보다는 비디오로 보는 게 훨씬 효과가 있잖아요. 그리고 이이제이 방송하는 분들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들을 담을 수 있는 영상이 필요했던 거예요. 그래서 그런 작업을 지속해서 하고 싶은데, 돈이 한두 푼이 필요한 게 아닌 거죠. 이면에는 이런 고민이 있었어요.
이 고민의 연장으로, 어떻게 하면 사람들을 보다 다양하게 만날 수 있을까 생각하다 보니, 녹음실도 필요하고 협동조합을 만들어 보면 어떠냐는 이야기가 나왔고 그러면서 협동조합을 만들자 된 거죠, 그냥 후원금을 내는 정도가 아니라 뭔가 그 이상으로 도와주고자 하고 싶었던 분들이 모였어요. 처음에 800명이 넘게 모였어요. 저희는 시작할 때 어쨌든 많은 사람이 함께하고 있다는 걸 서로에게 보여주고 싶었어요. 보여주는 것 자체가 힘이 되니까. 거의 900명 가까운 수로 창립을 시작했어요. 그 과정에 계속 주위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고, 방송에서도 이야기하고 해서, 사실은 쿠웨이트, 일본, 중국, 미국, 영국, 독일 세계 곳곳에 있는 사람들이 다 조합원으로 가입하시고, 전국적으로는 제주도부터 시작해서 경기 북부 지역까지 다 조합원들이 어딘가 한두 명씩은 꼭 있어요. 그런 식으로 조합원들이 모여서 창립총회를 상암에서 진행을 하고, 그 후 마포구에 신청하고 등기도 등록했죠.
네. 근데 사람이 많아지면 다들 잘 안 들으세요. 본인들 이야기를 해야 하니깐. 솔직히 말하면 저기서 방송을 하고 있는데도, 처음에는 와 호응하다가 나중에는 이야기하느라 안 듣고. 그래도 서로 얼굴 보는 걸 참 좋아해요. 오시는 조합원들의 경우 우리가 직접 만드는 방송이라는 생각이 있기도 하고요.
공간을 어디로 할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 마포가 되게 욕심이 났던 지역이기도 해요. 마포구에 많은 협동조합이 있더라고요. 홍대도 가깝고 해서 알아보다 이곳을 만나게 된 거죠. 화려한 중심가도 아니고 찾아오기 쉽지 않은 공간이기도 한데, 저희가 자리 잡기는 좋을 거 같기도 했어요. 그래서 계약하고 실내장식 들어가고 조합원들과 같이 만들고 페인트칠도 직접하고 그래서 올해 1월부터 가게를 개점했어요.
마포구의 특성이 아주 무관하지는 않았어요. 어쨌든 이곳에 자발적인 흐름이나, 협동조합 또한 사회적 기업들이 가장 많아요. 사실 서울 외곽은 싫고, 중심가는 너무 비싸서 어디가 좋을까 고민을 하다가 여기를 선택한 것도 있는데, 시작하고 나서 마포구가 가지는 장점들을 더 많이 느낀 것 같아요. 우리 조합의 중심을 잡는 게 더 급하니까, 아직은 같이 하는 활동들은 못 하고 있어요. 먼저 안정이 되어야 하니까요. 우리 조합에는 역사나 문화에 관해서 이야기를 잘하시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면, 이 사람들과 마포 지역 공동체가 만나서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마포구에서 복합문화공간을 운영하다 보니 들더라고요. 공간도 낮에는 비어 있다 보니, 모임을 하고 싶은데 공간이 없어서 못 하는 사람들이 있으면 음료값만 받고 빌려 줄 수 있는 공간이 될 수도 있죠. 여기 프로젝터도 있고 스크린, 마이크도 있으니, 영화도 보고 방송도 할 수 있고 다양한 것을 할 수 있어요. 이런 것들을 지역에 있는 분들과 나누고 싶은 생각이 있고, 또 그게 맞는 거로 생각해요.
지역협의회 같은 것이 있다는 것은 알지만, 그것도 저희가 준비되었을 때 참여하고 싶은 생각이 있어요. 준비된 상태로 가서, 우리 것을 나누고 싶거든요. 뭔가 지역에 이바지하고 싶다는 욕구는 분명히 있어요. 그래서 프린지도 이 공간을 활용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죠. 마포구 지역 자체가 가능성이 있는 건 확실한 것 같아요
Q. 정말 많은 분이 계시네요. 조합원들에 대해 궁금합니다. 카페에 사이트 운영을 제안하는 기획 PT를 올리는 조합원도 계시더라고요. 주로 어떤 분들인가요? 조합원들이 굉장히 주도적이라 느껴지는데, 조합원과 운영진과의 관계도 궁금합니다.
내가 이 방송을 위해서, 이 공간을 위해서 뭐를 할 수 있을까를 먼저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물품을 판매하시는 분이면 직접 오셔서 나눠주시기도 하고, 그런 식으로 챙겨주고 함께 하고자 하는 끈끈한 분들이 많이 계세요. 반 이상은 멀리 있으신 분들이라 잘 못 오시지만, 늘 오고 싶어 하시고 만나고 싶어 하세요. 그래서 저희는 조합원들을 안정적으로 만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만드는 게 맞다 생각해요. 지금은 좀 힘들지만, 나중에는 지방도 좀 찾아다니며 조합원들도 만나러 가야 하고.
조합원들에게 저희가 돌려드릴 수 있는 건 방송을 안정적으로 하는 것이 첫 번째라고 생각을 해요. 무조건 방송을 안정적으로 올리는 게 조합을 만드는 첫 번째 약속이었고, 그건 지금 잘 지키려 노력하고 있어요. 두 번째는 조합원들이 공간에서 편안하게 머물다 갈 수 있게 하는 것이고, 세 번째는 자체적으로 문화적인 무언가를 만들어가고 싶은 분들이 있다면 공간을 제공하는 것으로 생각해요. 함께 영화를 같이 보거나 강연을 하고 싶다고 의견을 주시는 분들이 있는데 아직 준비단계이다 보니 많이 하지 못하고 있어요. 안정되면 조합원들이 직접 주체가 되어서 행사 활동들을 할 수 있는 것들까지가 저희가 생각하고 있는 거고요. 음료도 가격을 싸게 하자는 거죠. 어쨌든 조합은 조합원에게 혜택을 돌려주어야 하는 거잖아요. 그래서 처음으로 공개방송을 준비했었는데 조합원의 경우 할인된 가격으로 참가할 수 있었어요, 책도 그렇게 팔고 있죠.
조합원들이 오셔서 되게 이런저런 의견을 많이 주세요. 이분들은 기본적으로 이이제이에 애정을 품고 있어요. 그리고 그들과 함께 우리가 만드는 공간이라는 느낌이 있다 보니깐, 예를 들면 이 지역에 사시는 분 중에 청소 업체를 하시는 분이 계시는데 저희 공간에 오셔서 무료로 청소도 해주시고 가셨어요. 책, 책꽂이, 스크린, 스피커 등 조합원들이 기증도 많이 해주셨어요. 공간 자체를 조합원들이 많이 만들어 주신 거죠. 페인트칠 같은 것도 조합원님들을 중심으로 직접 다 했어요. 여기서 일하는 직원들도 급여를 받지만, 어쨌든 조합원으로서 같이하고 싶은 마음에 오셔서 일을 시작하신 거세요.
운영의 방식은 조합을 운영하는 이사장님이 있고 이사회가 있습니다. 지금은 큰 사업은 없어요. 이 공간을 안정시키는 게 먼저여서. 이곳에서 월드컵 축구도 같이 봤는데 아침 7시에 공간이 꽉 찰 만큼이나 오셔서 축구를 보시더라고요. 뭔가를 하거나 이런 게 아니라 같이 보고 소통하고 그러다 보면 고민 이야기도 하시고 그러시더라고요. 여하튼 그랬죠. 아직 문을 연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공간이고, 지금까지는 그저 공간이 열렸을 뿐이었던 건데, 여기를 조합원들이 채워나가서 여러 가지 활동들을 같이 할 수 있을 정도까지가 되어야 제대로 된 생활협동조합에서 만든 문화공간이 될 수 있겠구나 생각해요. 이게 1~2년 만에 될 수 있는 건 아니죠. 또 협동조합에서 하고자 하는 게, 저희 주제에 역사가 있잖아요. 역사를 가지고 새로운 프로그램을 마포구와 협력해서 하면 이것이 새로운 역사 교육이 될 수 있는 거죠. 그런 여러 가지 것들까지 다 해보고 싶은 욕심이 사실 있는데 어쨌든 이건 하나씩 해나가고 단체가 만들어져서 협동조합이든, 사회적 기업이든 뭐든 간에 5년까지는 버텨주어야 그때야 조합의 역사가 사실은 시작되는 거라 생각을 해요. 세계적으로 협동조합의 역사가 얼마나 사람 피를 말렸던 건데, 이렇게나 많은 조합이 생겨나는 것보다, 오래 살아남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결국은 끈질기게 처음에 시작했던 마음으로 이 공간에서 누구나 이야기할 수 있고 직접 와서 소통하는 것이 목표예요. 조합원들이 여기서 자기가 생각하는 것들을 품어낼 수 있고 그려 낼 수 있게 되기를 바라는 거에요.
Q. ‘복합문화공간’을 표방하시는데요, 이 작가와 이 박사의 이이제이 녹음 외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 공간인가요?
일반적으로 영화, 세미나, 강연, 경제, 역사 등 다양한 주제를 바탕으로 한 강의를 하고 싶은데 아직은 준비 중이고. 또 조합원들이 팟캐스트 방송을 듣다 보면 자기가 직접 하고 싶어도 하세요. 그래서 조합원들에게 아주 저렴한 가격으로 빌려드릴까 하는 생각도 있어요. 조합원들이 본인의 방송들까지 만들면 우리 조합은 종합 방송국이 될 수도 있는 거죠. 그런 제안도 있고, 전시회 제안도 있고, 공연도 해보고 싶다는 분도 계세요. 얼마 전에는 전주에서 오셨어요. 국악 하시는 분이셨는데 술을 드시다가 흥에 취하셔서 즉석에서 무대에 올라가셔서 창을 하신 적이 있어요. 사람도 두세 테이블밖에 없는 데, 창을 해주셔서 다들 좋아하시고, 그날은 그냥 15분짜리 공연이 되었어요. 그다음에는 대구에서 창 하시는 분이 오셔서 흥에 취하셔서 한 자락 해주시고 가시고, 이런 식으로 막 즉흥적인 것이, 마치 옛날 장터에 있는 느낌도 있어요. 꼭 우리가 판을 짜서가 아니라 그런 식으로 해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죠. 아직은 부족한 게 많아요. 사람들이 많이 하고 싶어 하시는데 하고 싶어 하시는 만큼 아직은 다 담아낼 수가 없으니깐 기다려 달라고 부탁을 하고 있어요. 이 준비 기간을 가능한 한 줄이는 게 저희의 숙제라고 생각해요.
어디에든 어려운 점은 있죠. 일단은 방송을 안정적으로 잘하고 있다는 거 보여드리는 게 저희가 조합원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인 것 같아요. 사실 겨우 가게 열어 놓고 돈도 많이 버는 것 같지도 않고 아직도 가난한 것 같아 갑갑해하는 분도 계시는데, 이런 갑갑함을 줄이는 게 저희의 숙제죠. 1,350명의 조합원이 있는 건 1,350명의 생각이 있는 공간인 거잖아요. 1,350명의 생각들이 조화롭게 될 수 있도록 하는 게 저희 몫인 거고, 여기에 울뚝불뚝 튀어나온 것들을 아니라고 누르는 건 사실은 맞지 않는 거죠. 다 이야기해달라고 해요. 못하는 건 혼내시고, 영 마음에 안 드시면 와서 때리기도 하시라고. 여기에서도 그런 게 안되면 저희가 누구한테 그런 세상을 요구할 수 있겠어요. 같이 이야기하고 같이 책임지는 게 협동조합인 것 같아요.
지금은 전시회를 하고 싶어 하는 분들이 계세요. 8월에 전시회를 준비하고 있어요. 최근에는 심리상담 팟케스트 방송 참나원의 주제로 공개 방송을 했는데 반응이 매우 좋았어요. 이이제이 삼인방과 다른 분들의 특강도 준비 중입니다.
조합원의 구성원들이 제안하면 조합은 후원하고, 책임은 본인이 지는 거예요. 이를테면 좋아하는 책을 모아놓고 북 콘서트를 하고 싶은데, 할 수 있는 공간이 없다면, 북 콘서트를 할 수 있게 공간을 드리고, 이런 걸 기획해본 적이 없으셨다면 어떤 것들이 필요한지를 조언해 주는 거죠. 어쨌든 저희는 경험이 있으니까요. 단순하게 ‘이런저런 것들을 해주세요.‘ 라고 요구만 하는 건 협동조합도 아니고, 자발적인 것도 아니고, 주체적인 것도 아니에요. 사실 앞으로 꿈꾸는 여러 가지 중, 365 프로젝트라고, 조합원들이 하나씩 의견을 내는 거죠. 그렇게 조합원들이 365일 동안 365가지 색깔들로 이 공간을 채운다면 이거보다 아름다운 게 없을 거로 생각해요. 저는 개인적으로 그런 걸 꿈꾸는 사람이에요. 그리고 ’안가‘는 우리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공간이고, 그렇게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에요. 365개의 색깔로 채우고 싶고 이제 빛날 수 있는 그런 공간이 될 거라는 거죠.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이게 또 되게 아름답지 않나요?